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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물시니어기자단] 청라언덕에서 계산성당까지, 다시 생각하는 3.1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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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선우 작성일 26-03-06 12:44 조회 8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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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라언덕에 있는 옛 선교사 마사 스윗즈 주택. 현재는 선교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대구시 유형문화재 24호이다



대구시 중구에 자리한 청라언덕과 90계단을 찾았다. 3.1절을 앞두고 찾은 청라언덕은 생각보다 고요했다. 

도심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지만, 바쁜 일상으로 늦은 나이에 처음으로 발걸음을 했다.


입구의 벽에 독립선언문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 돌에 새겨진 글자는 또 다른 무게로 다가왔다. 

나라를 잃었던 시대, 그럼에도 침묵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용기가 이 언덕의 시작을 지키고 있었다.


청라언덕의 길은 급하지 않았다. 완만한 오르막과 굽이진 산책로가 이어지고, 오래된 나무들이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100년된 사과나무를 보며 잠시 숨을 고르고 언덕 아래를 내려다 본다. 

위대한 선조들의 긴장과 불안, 그리고 간절한 희망이 겹쳐 보인다.

이곳은 선교사들의 흔적과 근대 건축물이 함께 남아 있다. 서양식 건물과 한국의 풍경이 격동의 시대를 살아온 

대구의 한 단면을 보여주며, 낯선 문물이 들어오는 변화에 이리저리 흔들리며 삶을 이어갔을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남산교회를 지나 90계단에 이른다. 숫자로 보면 단순한 계단이지만, 막상 발을 들이면 이 계단이 품고 있는 

시간의 깊이가 전해진다. 일제강점기, 이 길은 수많은 사람들의 오르내림을 지켜봤다. 

특히 독립을 향한 염원을 품은 이들이 이 길을 지났다고 생각하니, 계단 하나하나가 단순한 돌이 아니라 생각되어 

몇 차례 발걸음을 멈추었다.

청라언덕과 90계단을 지나면 앞이 확 트이면서 계산성당이 눈에 들어온다.

붉은 벽돌과 단정한 종탑은 화려하지 않지만, 오랜 세월을 견뎌낸 단단함이 느껴졌다.

 

청라언덕과 90계단을 내려오며 생각한다.

역사는 특별한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름이 남지 않은 수많은 발걸음이 있었고,

그 중 누구는 두려웠을 것이고, 누구는 망설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걸었다, 완벽해서가 아니라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시니어가 된 지금, 감히 그 시대를 상상하며 두려움에 익숙한 나 스스로를 되돌아본다.

자기 자리에서 물러서지 않았던 마음이 이 나라를 여기까지 데려왔을 것이다.

                                                                               

                                                                                                       서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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