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물시니어기자단] 연등에 담은 난타(難陀)의 간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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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의호 작성일 26-05-20 17:38 조회 8회 댓글 0건본문

석가 탄신 초파일을 앞두고 대구 수성구 범물동 보광사에 연등이 켜진 초저녁 모습. [사진 송의호]
정성이 어둠을 밝히고 지혜를 밝히다
요즘 대구지역 길거리 곳곳에 연등이 길다랗게 걸려 있다. 불교의 가르침을 연 석가모니 부처가 태어난 음력 사월 초파일이 다가오고 있다. 연등은 그 가르침의 한 상징이다. 수성구 범물동 용지봉 기슭에 자리한 보광사(普光寺)도 연등이 내걸린 지 벌써 한 달쯤 지났다. 필자는 인근에 살고 있어 매일처럼 그 연등을 지나친다.
연등은 오색이다. 청색-적색-분홍-녹색-황색의 조합이다. 길게 내걸린 연등은 그 조합의 반복이다. 아침 출근길이다. 범종각 처마와 사찰 안 탑에도 오색 연등이 정연하게 매달려 있다. 사찰 복장을 한 여성 시니어-흔히 ‘보살’-가 그 시간 일주문 앞에서 몇 차례 성심껏 합장한 뒤 사천왕상을 지나 절 안으로 들어간다.
인터넷을 검색하니 한 자료는 전통적인 오색이 청-황-적-백-흑이라 정리했다. 어떤 뜻이 있을까 궁금했다. 저녁 시간 보광사에 들러 풍경 소리를 들으며 주지 스님께 정중히 여쭈었다. 비구니 능견(能見) 스님은 빙긋이 웃으면서 “그 색은 굳이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면서 “그냥 자연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했다. 대신 연등의 의미를 경전의 이야기를 통해 들려주었다. ‘빈자(貧者)의 일등(一燈)’이다.
석가모니가 갠지스강 기원정사에서 수행할 때다. 난타(難陀)라는 가난한 여인이 석가모니의 설법을 듣고 싶어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머리카락을 잘라 두 푼을 받은 뒤 기름을 사러 간다. 기름집 주인은 그 여인의 딱한 사정을 듣고 갸륵한 마음이 들어 두 푼의 몇 배나 되는 기름을 담아 주었다. 난타는 기원정사로 달려가 부처님의 크나큰 덕을 기린다며 보잘 것없는 등불 하나를 밝혔다. 그 등불은 부처의 길을 밝히며 오래도록 꺼지지 않았다.
연등의 기원이다. 연등은 이렇게 정성을 다해 어둠을 밝히고 지혜를 밝히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사찰의 상징 세계』를 쓴 자현(玆玄) 스님은 “연등은 본래 정월 대보름인 음력 1월 15일에 달았다”며 “이런 풍습이 조선시대 숭유억불정책으로 축소되면서 초파일과 묶여 버렸다”고 정리한다. 한낮 목탁 소리가 들려온다.
범물동 보광사 오른쪽은 범물성당이 자리해 있다. 초파일을 앞두고 깨우침을 주는 아름다운 광경은 또 있다. 범물성당은 초파일을 앞두고 “경축 부처님 오신날”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물론 보광사도 해마다 성탄절이면 축하 플래카드를 내걸어왔다. 종교 간 화합이 팍팍한 시민들 마음을 흐뭇하게 파고든다. (참고: ‘사찰의 상징 세계’ 상,하)
송의호 기자 yeeh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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